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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일상생각

고양이 집사가 9일간의 휴가를 얻었다.

by 민트. 2019.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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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를 5일 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그래서 총 9일이 됐다.

 

다들 묻는다. 어디가세요? 해외 안가요? 좋은 데 가시나보다.

하지만 전 아무데도 안갑니다.

그저 근교놀러가고 친구들 만나고 백수처럼 지낼거예요. 

9일정도 쉬면 어디 놀러가냐고 예의상이라도 묻는 것이 한국사회이긴 하다. 나라도 궁금하겠다. 

 

해외는 20~30대에 많이 다녀서 이젠 어딜 가고 싶지도 않고, 사실 고양이때문에 국내 1박 여행조차도 하고 싶지 않게 됐다. 그래서 요즘은 당일치기만 다닌다.

고양이는 혼자 오래 둬도 괜찮지 않아요? 라는 질문도 많이 받는데

- 아니요 그렇지 않답니다. 고양이도 외로움 많이 타요. 고양이도 하루종일 저를 기다려요-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하진 않는다.

그저 "고양이도 외로움 타요" 라고 대답한다. 

또는 "아직까진 제가 고양이에게 많이 집착하나봐요. 저는 그게 안되더라구요" 라고 말한다.

사실이 그렇고.

 

언젠가 우리 다니를 두고 여행을 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과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계획은 이렇다.

다니가 고양이별에 가게 되면 오로라를 보러 갈거라고.

그 때가 내 나이 60살이더라도.  

 

Photo by  Jonatan Pie  on  Unsplash

 

60살에도 여행할 수 있게 체력을 기르고 감수성을 유지하면서 살아가야겠다. 아직 먼 이야기이고 그 날들을 마냥 기쁘게 기다릴 순 없을지라도 그 이후의 날들을 계획하지 않으면 너무 힘들 것 같다. 다니가 없는 나날들이. 

 

평생을 자신의 영역인, 집사의 집에서 살아가야하는 집고양이 다니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건 매일 같은 시간에 나갔다가 매일 같은 시간에 들어와서 밥주고 놀아주는 것이니 지금은 현재에 충실하려한다.

 

아무튼, 9일간의 휴가 중 벌써 5일이 지났다. 반 조금 더 지났네. 남은 4일 알차게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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