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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일상생각

주말 아침, 새끼고양이 구해주고 왔다

by 민트. 2022.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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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창문을 열었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새끼고양이의 울음소리.

새끼냥 특유의 삐용거리는 목소리라 엄마를 찾고있는건가,라고만 생각했는데 30분정도가 지났는데도 간간히 들리는 울음소리때문에 신경쓰여서 나가봤다.

 

사실 그냥 지나칠수도 있었는데 오늘따라 왠지 마음에 걸리고 보통 울음소리가 아닌듯했다.

나가니 또 조용해서 재활용 쓰레기만 버리고 그냥 들어갈까 하다가 한바퀴 둘러봐야겠단 생각으로 야외주차장을 둘러봤다.

 

주차된 차가 세대정도 있던 쪽에서 울음소리가 크게 들리길래 난 고양이가 하수구에 빠졌나, 차안에 들어가서 갇혔나 별 생각을 다 했는데 야외주차장 쪽 수풀속에 1~2개월정도 된 작은 새끼고양이랑 그 앞에 1년 안된것같은 작은 고양이가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처음엔 둘이 싸우는건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새끼냥이 나뭇가지 사이에 앞발이 끼어서 꼼짝못하는 상황이었던 것 ㅠㅠ. 팔을 잡고 나뭇가지를 벌려서 빼주니 후다닥 도망갔다. 

 

놀다가 나뭇가지에 끼었는데 자꾸 앞발을 안쪽으로 힘을 주다보니 더 들어간 게 아닐까 싶다. 빼주려고 만졌을때 토실한 느낌도 있었고 다친곳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앞에서 지켜보던 고양이가 나를 가만히 보길래 가져갔던 츄르를 주고 왔다. 아무래도 엄마인 것 같기도 하다.

 

돌아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괜시리 눈물이 났다. 그냥 고양이들 삶이 짠하기도 하고,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이런 일을 겪으면 종일 마음이 안좋다. 냥이들은 그냥 자신들의 삶을 살아갈텐데 인간의 잣대로 불쌍하다 여기는건 아닐까 싶다가도, 인간들이 만들어놓은 환경때문에 편히 있을 곳이 줄어든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별 생각이 다 든다.

 

자꾸 슬퍼지는 것 같아서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글로 남기는 중.

 

 

그 와중에 집에 들어오니 아침에 일어나면 주는 트릿 한알을 못얻어먹어서 체념하고 누워있는 우리집 고양이. 요즘 우리 고양이 다이어트 해줘야 해서 고민 중인데 밖에 있는 고양이들은 제대로 밥이나 먹을까 걱정이고. 밖에서 사는 고양이들 밥이라도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튼 이제 사고없이 잘 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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